수리 지연·피해 증가…현대·기아 도난사태 악화
현대차, 기아가 보안 소프트웨어를 배포하고 있음에도 도난 피해가 줄지 않는데다가 부품 부족에 따른 차량 수리 지연으로 소유주들의 고충이 가중되고 있다. AP통신은 9일 현대, 기아의 조치에도 불구하고 미니애폴리스, 클리블랜드, 세인트루이스, 뉴욕, 시애틀, 애틀랜타, 미시간주 그랜드 래피즈 등 7개 도시에서 여전히 도난 건수가 증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 경찰은 현대, 기아차 도난 신고가 4월 30일 현재 966건으로 전년 동기대비 7배, 미니애폴리스 경찰도 올해들어 1899건이 접수돼 전년대비 18배를 기록했다고 각각 전했다. 이에 대해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는 현대, 기아측의 소프트웨어 배포가 너무 느린 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현대차는 380만대 가운데 22만5000대에, 기아는 450만대 가운데 21만대에 각각 소프트웨어를 설치했다고 밝혀 배포율이 5.9%, 4.7%에 불과했다. IIHS는 1995년형 모델 가운데 도난 방지 장치인 이모빌라이저가 타브랜드 차량의 96%에 기본 장착됐지만 현대, 기아차는 26%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비영리기관 자동차 안전센터의 마이클 브룩스 디렉터도 현대, 기아가 소프트웨어 설치 서비스 캠페인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설상가상으로 회수된 도난 차들이 정비업체에 입고되더라도 수리에 필요한 부품 부족으로 몇 개월씩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자동차전문매체 더드라이브는 절도에 따른 수리 증가로 부품 품귀현상까지 나타나 수개월씩 기다리거나 부품 확보가 어려울 경우 보험회사들이 수리 대신 전손 처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도난된 차량들은 난폭운전에 따라 파손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수리가 불가피한 케이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비업체들에 따르면 가장 흔한 파손은 이그니션록(점화 잠금) 실린더를 비롯해 차창, 인테리어 플라스틱 부품 등이다. 문제는 재고량이 충분한 범퍼나 차창 또는 유지관리용 부품과 달리 파손되는 경우가 드문 이그니션록 실리더와 같은 부품은 수요 폭증으로 재고가 고갈된 데다가 업체들도 이에 대응할 준비가 안돼 있다는 점이다. 한 현대차 대리점은 이그니션록 실린더 주문이 최소 6월까지 밀려있다고 밝혔으며 다른 업체들도 부품 부족으로 현대, 기아차가 적어도 7월까지는 수리가 안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부 특정 부품에 대한 주문 지연 사실을 인정한 현대차 대변인은 “이그니션록 실린더가 백오더 상황인 가운데 현대차는 한국서 해당 부품을 공수해 오는 등 부품 공급 지연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품 공급난 심화에 따라 일부 정비업체들은 회수된 현대, 기아차의 수리를 거부하는 사태까지 발생하고 있다. 더드라이브가 문의했던 정비업체들의 절반이 도난 현대, 기아차 수리를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리 거부 이유로 딜러들의 부실 대응과 부품 수급 시간이 오래 걸려 사업에 악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오하이오주 데이턴 기아에서 쏘렌토를 구매한 바네사 길모어는 “절도 시도로 파손된 차를 수리하기 위해 딜러를 찾았으나 부품 수급에 시간이 걸린다며 받아주려는 사람이 없었다”고 토로했다. 다행히 인근 트로이의 다른 딜러에 수리 접수가 됐으나 5개월째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부품 부족사태가 수개월내로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는 현대측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확대에 따라 도난 피해 감소에 따른 부품 수요 및 백오더 사태가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현대, 기아차 절도 피해가 증가하면서 전국 18개주 검찰이 해당 차량에 대한 공식 리콜을 촉구했으며 도난 처리 보상에 따른 손해가 막심하다며 68개 보험사가 집단소송에 나섰다. 박낙희 기자도난사태 수리 현대 기아차 기아 보이즈 틱톡 챌린지 도난 절도 현대차 기아 Auto News